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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인터뷰] ‘선산’ 류경수 “썸만 타도 좋으니 서로 사랑하는 연기 해보고파”

“여태까지 했던 작품 중 고난이도였어요.”이렇게 착실하게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가 있을까. 지난 2007년 SBS ‘강남엄마 따라잡기’를 시작으로 JTBC ‘이태원 클라쓰’, 영화 ‘인질’, ‘대무가’, 넷플릭스 ‘지옥’, ‘정이’에 이르기까지 배우 류경수는 다양한 작품에서 다채로운 인물을 연기하며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어왔다.매번 새로움을 보여주는 류경수가 넷플릭스 ‘선산’에서는 작은 아버지의 사망으로 가족 선산의 유일한 상속자가 된 윤서하(김현주)의 이복동생 김영호 역을 연기했다. 극 중 김영호는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며 시작부터 끝까지 극에 묘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선산’은 비정규직 교수 윤서하가 존재조차 잊고 지내던 작은 아버지의 죽음 후 남겨진 선산을 상속받게 되면서 불길한 일들이 연속되고 이와 관련된 비밀이 드러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류경수는 “‘선산’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평범하지 않아 나만의 방식으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물론 캐릭터가 쉽지 않았다. 도전하면 좋은 성장이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여태까지 했던 작품 중 고난이도였다”고 밝혔다. 류경수가 연기한 김영호 역은 사회와 단절된 삶을 살아 사람과 관계를 맺는데 미숙한 인물이다. 그런 김영호 역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류경수가 떠올린 키워드는 고립이다. 류경수는 “김영호는 일상에서 보이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이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예 접근할 수 없는 느낌이어야 된다고 생각해 겉모습도 어딘가 오래 고립돼 있다가 나온 것처럼 이질적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평범함과 거리가 먼 김영호 역을 위해 야생동물을 관찰하기도 했다는 류경수. 그는 “무리에서 이탈된 짐승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지 않나. 무리에서 탈락한 야생동물의 느낌이 어떨지 반은 관찰하고 반은 상상해 연기했다”며 “외로울 것 같고, 두려움도 많을 것 같고, 무리의 품을 다시 원할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류경수는 김영호 역을 위해 꽤 오랜 시간 분장도 받아야 했다. 류경수는 “1시간 30분 이상이 걸렸다. 최대한 빨리, 편하게 받을 수 있게 배려해줘 감사했다”면서도 “사실 수염을 붙이는 작업이 따가웠다. 일단 많이 붙이고 덜어내더라. 그때가 따갑고 시간이 오래 걸렸다. 지울 때도 석유 같은 걸로 지웠다”고 전했다.이어 “아래 치아는 뒤틀리게 착용했다. 옷도 단벌로 갔으면 싶었다. 왜 같은 옷을 입고 다니는 건지, 빨래는 하는 건지 등 예측할 수 없는 느낌을 생각하며 (김영호를) 만들어갔다”고 덧붙였다.노력 끝에 완성된 작품과 캐릭터를 바라본 류경수의 소감은 어떨까. 류경수는 “내가 한 연기를 보고 만족할 수 있을까”라면서도 “반응은 좀 들었다. ‘연기로 갈기갈기 찢어버렸다’는 반응이 인상 깊었다”고 미소 지었다. 김현주, 박희순과 케미스트리도 언급했다. 류경수는 “항상 선배들이 어떻게 작업하나 구석에서 훔쳐봤다. 무슨 대화를 하는지, 어떻게 준비하는지 등을 많이 지켜봤다”고 말했다. 이어 “선배들은 강요가 없었다.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꿈을 펼칠 수 있게 도와줬다”며 “나이가 들어서 (내가) 선배가 되면 ‘저런 애티튜드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류경수는 ‘지옥’, ‘정이’에 이어 ‘선산’까지 세 번이나 호흡을 맞춘 연상호 감독을 귀인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류경수는 “(감독님에게) 감사한 마음이 있다. ‘뭐라도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진하게 기억나는데, (감독님이) 나에게 성장할 수 있는 캐릭터를 제안했고 나는 고민의 과정을 거쳐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인생에 있어 귀인”이라고 믿음을 드러냈다.앞으로 어떤 작품에 출연하고 싶은지 묻자 류경수는 “서로 사랑하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류경수는 “‘도시남녀의 사랑법’에서는 헤어진 연인이었고, ‘구미호뎐 1938’에서는 짝사랑하는 역할이었다. 썸만 타도 좋으니 서로 사랑하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그러면서도 도전을 강조했다. 류경수는 “다르게 보이는 지점을 고민하고 있다. 쉽게 가는 것보다 어떻게 봐줄지는 모르지만, 도전하는 과정이 좋다”고 덧붙였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4.02.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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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산’ 류경수 “뒤틀린 치아·수염 분장 1시간 반 이상…지울 땐 석유 같은 걸로” [인터뷰②]

배우 류경수가 ‘선산’ 속 김영호 역의 분장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넷플릭스 ‘선산’ 류경수 인터뷰가 25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선산’은 존재조차 잊고 지내던 작은아버지의 죽음 후 남겨진 선산을 상속받게 되면서 불길한 일들이 연속되고 이와 관련된 비밀이 드러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류경수는 작은아버지의 사망으로 가족 선산의 유일한 상속자가 된 윤서하(김현주)의 이복동생 김영호 역을 맡았다.이날 류경수는 “김영호는 일상에서 보이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이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예 접근할 수 없는 느낌이어야 된다고 생각해 겉모습도 어딘가 오래 고립돼 있다가 나온 것처럼 이질적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이어 “첫 등장 장면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신발을 벗고 장례식장에 들어가는데 왜 신발을 신고 들어가는지, 어디를 보고 있는 건지, 멍하니 들어와 우는 것 같지도 않은, 이러한 디테일을 생각하려고 했다”고 말했다.류경수는 김영호 역을 위해 꽤 오랜 시간 분장도 받아야 했다. 류경수는 “한 시간 반 이상이 걸렸다. 최대한 빨리, 편하게 받을 수 있게 배려해줘 감사했다”면서도 “사실 수염을 붙이는 작업이 따가웠다. 일단 많이 붙이고 덜어내더라. 그때가 따갑고 시간이 오래 걸렸다. 지울 때도 석유 같은 걸로 지웠다”고 했다.이어 “주변에 나보다 한 살 많은 사람이 있는데 흰머리가 많다. 흰머리가 많을 수도 있고, 새치일 수도 있는데 흰머리가 많은 게 이상해 보이더라. (김영호의) 나이가 가늠이 안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다”며 “또 아래 치아는 뒤틀리게 착용했다. 옷도 단벌로 갔으면 싶었다. 왜 같은 옷을 입고 다니는 건지, 빨래는 하는 건지 등 예측할 수 없는 느낌을 생각하며 (김영호를) 만들어갔다”고 덧붙였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4.01.25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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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산’ 류경수 “연상호 감독=인생의 귀인…고민의 과정 거쳐 성장하게 해” [인터뷰①]

배우 류경수가 연상호 감독에 대한 믿음과 감사를 전했다.넷플릭스 ‘선산’ 류경수 인터뷰가 25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선산’은 존재조차 잊고 지내던 작은아버지의 죽음 후 남겨진 선산을 상속받게 되면서 불길한 일들이 연속되고 이와 관련된 비밀이 드러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류경수는 작은아버지의 사망으로 가족 선산의 유일한 상속자가 된 윤서하(김현주)의 이복동생 김영호 역을 맡았다.이날 류경수는 “연상호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감독님의 프로덕션은 화목하고 행복하다. 그걸로도 충분한데 이야기도 재미있었다”며 “또 김현주 선배님과 많이 붙어서 연기하고 싶었다. 재미있게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했다”고 말했다.이어 “사실 대본을 봤을 때 캐릭터는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나만의 방식으로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가 고민이었다. 일반적으로 표현해서는 안 될 것 같았다. 말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감독님과 대사를 줄이는 과정도 있었다. 그래야 궁금하고 두려워 보일거라 생각했다”고 했다.연상호 감독과 계속되는 인연에 대해 류경수는 “(감독님에게) 감사한 마음이 있다. ‘뭐라고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진하게 기억나는데, (감독님은) 나에게 성장할 수 있는 캐릭터를 제안하고 나는 고민의 과정을 거쳐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인생에 있어 귀인”이라고 덧붙였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4.01.25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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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IS] “보고싶어 죽는 줄” 신예은→송혜교 ‘더 글로리’ 주역들 차기작은?

화제의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를 빛낸 주역들의 차기작이 속속 정해지고 있다. 이미 방송을 시작한 배우 신예은의 SBS 월화드라마 ‘꽃선비 열애사’부터 차주영의 KBS2 주말드라마 ‘진짜가 나타났다’까지. ‘더 글로리’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 앞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신예은은 ‘더 글로리’와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전작에서 학폭 가해자 박연진(임지연) 아역을 맡았던 신예은은 지난 20일 첫 방송된 ‘꽃선비 열애사’에서 상큼하고 러블리한 윤단오 역으로 연기 변신을 꾀했다. 이 작품은 하숙집 객주 이화원의 주인 윤단오와 비밀을 품은 하숙생 꽃선비 3인방의 상큼 발칙한 미스터리 밀착 로맨스를 그린다. 신예은은 최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이번엔 사랑 한 번 받아보자’는 생각으로 도전하게 됐다”고 작품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전작의 악랄한 모습과는 정반대의 캐릭터라 기대를 더한다.다른 학폭 가해자 5인방도 출격 준비를 마쳤다. 차주영은 오는 25일 첫 방송되는 ‘진짜가 나타났다’를 통해 새로운 변신에 나선다. 이 작품은 배 속 아기 ‘진짜’를 둘러싼 미혼모와 비혼남의 가짜 계약 로맨스 이야기로 휴머니즘 가족 드라마다. 백진희, 안재현 등이 출연한다.차주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스튜어디스 혜정’을 잇는 ‘비서실장 세진’을 노린다. 차주영이 맡은 장세진 역은 깔끔하고 단아한 외모를 지닌 기업의 비서실장. 자기 관리에 철저할 뿐만 아니라, 일 처리가 정확하고 차분한 성격을 지닌 매력적인 인물이다. 차주영은 “긴 호흡의 연기에 도전하고 싶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각 인물의 관계, 이야기가 뻔하지 않은 점이 매력”이라고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더 글로리’에서 약쟁이 이사라를 연기한 김히어라는 tvN ‘경이로운 소문’ 시즌2로 돌아온다. 현재 촬영 중인 이 작품은 더 강해진 악귀 사냥꾼 ‘카운터’들이 더 악해진 지상의 악귀들을 물리치는 통쾌한 악귀 타파 히어로물이다. 극 중 김히어라는 악귀 갤리로 분해 전작에 이어 또 한 번의 강렬한 연기를 선보일 전망이다.학폭 주동자 박연진으로 인생 캐릭터를 만난 임지연은 tvN ‘마당이 있는 집’과 SBS ‘국민사형투표’로 시청자들과 만난다. ‘마당이 있는 집’은 동명의 소설 원작으로, 남들이 부러워하는 완벽한 집에서 행복을 영유했던 가정주부의 의심과 자각을 통해 ‘마당이 있는 행복한 우리 집’이라는 가치의 환상을 전복하는 서스펜스 가정 스릴러극이다. 임지연은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박연진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다른 사람이라 생각하실 수 있다”며 기대를 당부하기도 했다. 김태희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이미 촬영도 마쳤다. 또 다른 차기작 ‘국민사형투표’는 동명의 웹툰이 원작으로 ‘개탈’이라 불리는 인물이 대한민국에서 ‘무죄의 악마’들을 심판하며 경찰 등과 마찰을 일으키는 이야기다.전재준 역을 맡은 박성훈은 스릴러부터 휴먼코미디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시청자들 앞에 나선다. 김현주, 박희순, 류경수와 함께 출연하는 넷플릭스 드라마 ‘선산’은 선산을 상속받게 된 이들에게 불길한 일들이 연달아 벌어진다는 이야기를 그린다. ‘선산’을 비롯해 디즈니+ ‘남남’, ENA ‘유괴의 날’ 촬영 및 공개를 앞두고 있다.행동대장 손명오로 분한 김건우는 뮤지컬 ‘빠리빵집’으로 무대에 선다. ‘빠리빵집’은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된 열아홉 살 소년 성우가 자신과 같은 나이의 부모님을 만나면서 가족 간의 마음을 서로 알아가며 풋풋한 첫사랑과 꿈을 다시 발견하는 따뜻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더 글로리’ 송혜교와 이도현, 정성일 역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예고했다. 사이다 복수를 선사한 문동은 역의 송혜교는 최근 ‘자백의 대가’ 출연을 확정 지었다. 이 작품은 살인사건을 둘러싼 두 여성의 핏빛 연대기를 그린 작품으로 올해 제작해 내년 공개를 목표로 두고 있다. 특히 ‘더 글로리’로 복수극을 성공적으로 끝낸 송혜교가 또다시 살인사건을 둘러싼 작품 ‘자백의 대가’를 선택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송혜교는 이번 작품으로 한소희와 첫 호흡을 맞춘다. 대세인 두 사람이 어떤 연기 호흡을 보여줄지 기대가 쏠린다.문동은의 조력자 주여정을 연기한 이도현은 4월 방송을 앞둔 JTBC 새 수목드라마 ‘나쁜 엄마’로 라미란과 모자 호흡을 맞추며 영화 ‘파묘’로 스크린 데뷔를 앞두고 있다. 하도영 역의 정성일은 최근 한 인터뷰를 통해 박찬욱 감독의 넷플릭스 무협물 ‘전, 란’ 출연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더 글로리’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주역들의 차후 행보에 기대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복수를 결심한 주인공부터 악랄한 악역까지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이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기에 기대감은 더 크다. ‘더 글로리’의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3.23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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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정이’가 달군 韓 SF ‘더문’·‘왕을 찾아서’가 잇는다! SF 새 시대

한국 SF의 새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21년 ‘승리호’가 공개됐을 때만 해도 낯설기만 했던 한국형 SF가 ‘고요의 바다’, ‘정이’ 등을 거치며 친숙한 이름이 됐다.SF 불모지에서 새로운 SF 강국이 된 한국. 원신연 감독의 첫 SF 도전작인 ‘왕을 찾아서’를 비롯해 한국 영화 최초로 달 탐사를 소재로 한 ‘더 문’과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 단계에 돌입한 ‘외계+인’ 2부까지 기대되는 한국판 SF물들이 속속 제작에 착수, 대중 앞에 공개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특히 올해는 ‘정이’로 한국산 SF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상황이다. ‘정이’는 ‘지옥’, ‘반도’, ‘부산행’ 등을 통해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연상호 감독의 신작으로 공개 전부터 크게 주목받았던 작품이다. 지난달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이후 3일 만에 193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비영어권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특히 이 작품은 전체가 컴퓨터그래픽(CG)으로 구성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뛰어난 첨단 기술력으로 주목 받았다. 극에서 사람들이 체류하고 있는 가상의 세계 풍경은 거의 전부 CG로 구현됐는데,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도 기술력에 깜짝 놀랐을 정도였다. 연 감독은 ‘정이’ 공개를 기념해 진행한 인터뷰에서 “‘정이’는 거의 후반작업 막바지까지도 영화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가 없는 작품이었다. 계속 빈 화면을 보며 작업을 하다 보니 겁이 났을 정도”라며 “CG팀에서 정말 열심히 작업을 해준 덕에 좋은 비주얼이 구현될 수 있었다. 결과물에 크게 만족한다”고 이야기했다.특히 극에서 AI 로봇 정이(김현주 분)가 상훈(류경수 분)과 육탄전을 벌이기도 하고 정이의 딸 서현(강수연 분)이 타고 돌아다니기도 하는 모노레일 장면은 극도로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CG에 놀라게 된다. 연 감독은 “모노레일 장면은 CG팀에서 뼈를 갈아 만들어 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며 “이렇게까지 많은 양의 CG를 쓰는 작업은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 시리즈 ‘D.P.’와 ‘지옥’ 등을 만든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에서 작업했고, VFX(시각적 특수효과)는 덱스터스튜디오에서 맡았다. ‘정이’의 VFX 작업을 총괄한 덱스터스튜디오의 홍정호 수퍼바이저는 “‘정이’에 등장하는 메카닉과 배우, 메카믹과 메카닉의 액션 시퀀스 구현을 위해 VFX 사전 시각화 작업부터 제작사, 무술팀, 미술팀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작업했다”며 “특히 다수의 메카닉이 등장하는 장면의 촬영 현장에서는 무술 팀원에게 모션캡처 센서를 부착해 액션 동작을 직접 연기했고 사실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메카닉의 역동적인 동작을 표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클라이맥스 스튜디오에서 탄생한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역시 판타지적 크리처가 등장하는 작품이었다. 한국에서 SF물이 이렇게 급격하게 많이 탄생할 수 있었던 데는 여러 작품들에서 경험을 쌓은 제작사의 노하우가 있었다.클라이맥스 스튜디오는 이 같은 경험을 바탕 삼아 세계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골룸 역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퍼포먼스 캡처 배우 앤디 서키스가 설립한 이매지네리엄 프로덕션과 손잡은 것이다. 앤디 서키스는 프로듀서 조나단 캐번디시와 함께 2011년 이매지네리엄 프로덕션을 설립하고 앤드류 가필드와 클레어 포이가 주연을 맡은 ‘달링’, 크리스찬 베일과 베네딕트 컴버배치, 케이트 블란쳇 주연의 ‘모글리: 정글의 전설’, 공포영화 ‘더 리투얼’, ‘아무도 살아서 나갈 수 없다’ 등을 제작했다.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와 이매지네리엄 프로덕션이 협력해 만드는 작품은 동양과 서양 요괴들이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담은 ‘요괴전’이다. 영화 ‘청년경찰’을 연출한 김주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압도적인 상상력과 기술력을 보여줄 전망이다.변승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는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 가능한 IP를 활용, 이매지네리엄과 새로운 방식의 글로벌 제작에 나설 수 있어 기대가 크다. 그 어떤 작품보다 흥미로운 작업이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이매지네리엄 프로덕션의 조나단 캐번디시 프로듀서 역시 “‘요괴전’은 이전에 본 그 어떤 것하고도 분명히 다를 것이다. 롤러코스터처럼 다이내믹한 ‘요괴전’의 이야기가 무척 기대된다”며 기쁨을 드러냈다.이뿐만 아니다. 기대되는 SF 신작들이 올해부터 줄줄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오징어 게임’ 이후 K콘텐츠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상황이기 때문에 이 기류를 타고 한국 SF 콘텐츠 시장은 더욱 활기를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먼저 촬영을 모두 마치고 후반작업에 돌입한 영화 ‘외계+인’이 있다. ‘전우치’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은 고려시대 도사와 외계인의 만남이라는 신선한 상상력으로 주목받은 작품이다. 지난해 1부를 공개했다. 또 이번 여름에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김용화 감독의 ‘더 문’이 공개될 전망이다. 봉준호 감독도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주연으로 참여한 영화 ‘미키17’로 전 세계 관객들과 만난다.1980년 여름을 배경으로 비무장지대 외딴 마을에 정체불명의 거대한 무언가가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왕을 찾아서’도 주요 배역 캐스팅을 마치고 크랭크인을 기다리고 있다. ‘왕을 찾아서’는 ‘봉오동 전투’, ‘살인자의 기억법’을 연출한 원신연 감독의 첫 SF 작품으로 소녀시대 서현이 마을 보건소의 유일한 간호사로, 구교환이 비무장지대 마을로 파견된 보건소 의사로, 유재명이 정의감 넘치는 마을 주민으로 각각 출연을 확정했다. 서현의 첫 SF 주연작인 데다 ‘마녀’, ‘승리호’ 등 첨단 기술력이 동원된 작품의 VFX를 담당했던 위지윅스튜디오가 메인 투자사 겸 공동 제작사로 참여해 영화인들의 관심이 높다. 지난달 19일 문화체육관광부 전병극 차관은 VFX 및 콘텐츠 전문 기업이 덱스터스튜디오의 상암 본사에 방문해 K콘텐츠 제작 과정을 살펴봤다. 정부가 콘텐츠를 제작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는 것은 글로벌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K콘텐츠의 기술 발전에 힘을 싣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노력과 정부의 관심에 힘입어 세계적인 블록버스터와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기술력과 대중성이 계속해서 입증되면서 한국 SF는 계속해서 참신한 시도와 성공사례를 남겨갈 전망이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2.0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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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의 보석에서 경쟁자로… 류경수, 1년 6개월의 성장

가능성 많던 원석이 단기간에 굵직한 글로벌 작품들에 출연하는 빛나는 보석이 됐다. 최근 넷플릭스 영화 ‘정이’로 전 세계 팬들과 만나고 있는 배우 류경수 이야기다.‘뺑반’(2019), ‘사자’(2019), ‘콜’(2020) 등에서 단역으로 얼굴을 비추던 류경수가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각인시키기 시작한 건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2020)부터다. 류경수는 이 작품에서 폭력조직으로 살벌한 삶을 살았던 과거를 청산하고 성실한 삶을 시작한 최승권 역을 맡아 찰떡같은 캐스팅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았다.이후 영화 ‘인질’에선 포텐이 제대로 터졌다. ‘인질’은 배우 황정민이 납치됐다는 설정의 영화다. 황정민이 영화에서 실제 황정민을 연기해 마치 범죄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리얼리티를 만들어냈다. 이 작품은 최대한 관객들이 실제 상황이라고 몰입하게 만들기 위해 황정민을 제외한 다른 배우들을 되도록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은 이들로 섭외했다. 여기서 납치범 무리의 2인자를 연기한 류경수도 그러한 배우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 류경수는 이 영화에서 거칠고 서늘하면서도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흔들리는 납치범 염동훈을 실감나는 연기로 표현하며 스크린을 집어삼켰다.그랬던 류경수가 이후 불과 1년 6개월여 만에 ‘연상호 사단’에 합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과 ‘정이’ 등 글로벌 작품에 연이어 출연하는 배우가 됐다. ‘정이’의 홍보 활동을 하면서 넷플릭스 시리즈 ‘선산’ 촬영도 병행하고 있다.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정도의 바쁜 스케줄이다. 그만큼 업계에서 류경수를 찾는 이들이 늘었다는 뜻이다.‘인질’ 개봉 당시 신인 배우들의 신비주의를 지키기 위해 홀로 인터뷰에 나섰던 황정민은 류경수를 비롯해 ‘인질’에 출연한 배우들에 대해 “보석 같은 인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영화가 개봉하면 다들 ‘저 배우들은 누구냐’며 놀랄 것”이라고 했던 황정민의 예언은 적중했다. 류경수와 같은 충무로의 떠오르는 대세 스타를 탄생시켰으니 말이다. 황정민의 숨겨둔 보석과 같았던 류경수는 이제 ‘정이’로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황정민 주연작 ‘교섭’과 맞붙었다. ‘정이’는 넷플릭스, ‘교섭’은 극장 개봉작으로 서로 플랫폼은 다르지만, 화제성 등의 측면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류경수는 최근 ‘정이’ 공개에 맞춰 진행한 라운드 인터뷰 자리에서 “빠르게 성장한 지난 시간을 돌아봤을 때 뿌듯한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어떤 점이 또렷하게 성장했다기보다 아무도 날 찾아주지 않았던 불안정한 시간을 버텼다는 점에 대해 스스로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누군가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배우라는 직업. 최선을 다한다고 매번 좋은 결과가 담보되지 않는 까닭에 힘들고 어렵게 느껴지긴 하지만, 류경수는 또한 그런 점에서 배우로서 보람이 있다고 했다. 자신이 표현한 것을 누군가 알아줬을 때 뿌듯함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촬영 현장에 나갈 때마다 ‘이걸 어떻게 하지’ 싶어 잠도 제대로 안 올 때가 많다”면서 “머리를 쥐어짜고, 그래서 머리카락이 좀 빠지더라도 계속해서 노력해 나가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희망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2.0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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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이’ 류경수 “故강수연,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

대선배들과 작업에선 늘 배울 게 많지만 배우 류경수에게 고(故) 강수연과 함께한 ‘정이’는 더욱 남달랐다. 주변에서 고인과 호흡을 맞춰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떨림 반 설렘 반으로 임한 ‘정이’ 현장에서 류경수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배웠다.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이'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해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 '부산행' '지옥'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현주가 정이 역을, 고 강수연이 정이의 뇌를 복제해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는 서현 역할을 맡았다. 류경수는 ‘정이’에서 AI 연구소장 상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일간스포츠와 최근 서울 종로구 카페에서 만난 류경수는 '정이'에서 호흡을 맞춘 고 강수연에 대해 “배울 게 많은 선배였다”고 이야기했다.“너무 대배우시잖아요. 배우 중의 배우. 그래서 작품에 들어가기 전엔 걱정도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선배님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싶어도 주변에서 선배님이랑 작업을 해 본 사람이 없어서 물어볼 사람이 없었어요. 사실 그것도 영광이죠. 선배님과 작업을 같이 한 몇 안 되는 젊은 배우가 저라는게요.”류경수와 강수연은 '정이'에서 연구소장과 팀장인 만큼 함께 연기하는 장면이 많았다. 류경수가 ‘정이’에서 처음으로 찍은 장면 역시 고 강수연과 함께였다. “준비한 걸 처음 보여드려야 되는 자리인데, 솔직히 걱정이 되더라고요. 보는 사람마다 캐릭터에 대한 해석이나 연기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는 거니까요. 일단 저는 어떻게 해야겠다는 마음이 서서 그렇게 준비를 해갔는데, 막상 현장에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걱정이었어요. 프레젠테이션 끝나고 상훈의 방으로 와서 서현이한테 한참 얘기를 하는 장면이었거든요. 하필 또 대사도 길었어요. (웃음) 오케이가 딱 나오고 감독님보다 선배님한테 먼저 갔어요. ‘저 어떠셨어요?’하고 물었죠.”“그래서 강수연이 뭐라고 하던가”라고 묻자 류경수는 “긍정적으로 반응해 줬다”며 웃음을 보였다. 그는 “내가 ‘이상하지 않았느냐’고 하니 선배가 ‘왜? 너무 매력 있는데?’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대선배의 그런 긍정적인 피드백이 류경수로 하여금 자신을 믿고 상훈을 연기해 나아가는 원동력이 됐다.고 강수연에게 도움을 받은 건 비단 연기적인 부분에서만이 아니다. 현장에서 배우가 갖춰야 할 태도, 작품에 임하는 자세와 같은 부분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 경력에 기대어 잘난 척하지 않는 태도, 그 친근함이 류경수에게 신선한 충격이 됐다. “선배님과 같이 모니터 앞 의자에 앉아 있으면 그냥 선배님이 거대한 산처럼 느껴졌어요. 옆에 앉은 저는 미생물 같고요. (웃음) 그런 존재감을 갖고 계시면서도 현장에서의 태도는 근사하기 그지 없었어요. 선배님이 스태프들이나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걸 보면 정말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여유와 친절함… 사실 배우라는 것도 그냥 수만 가지 직업 가운데 하나일 뿐이잖아요. ‘그런데 나는 뭘 대단한 걸 한다고 어떨 때는 집중해야 된다고 예민해하고 말도 안 하고 그랬나’ 싶더라고요. 선배님한테 그런 걸 많이 배웠어요. 말보다 몸으로 보여주시는 그런 것들로부터요.”류경수는 강수연에게서 받은 것들로 앞으로도 계속 선배들과 작품을 함께 하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됐다. 작품 안에서는 물론 밖에서까지 이어지는 귀중한 가르침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류경수의 필모그래피에는 황정민과 함께했던 ‘인질’(2021), 송강호, 배두나 등과 함께한 ‘브로커’(2022), 박성웅과 함께한 ‘대무가’(2022) 등 영화계의 굵직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작품들이 여럿 있다.“연기자로 살아가는 방식, 작업에 임하는 태도와 자세 같은 것들을 선배들로부터 많이 배워요. 당연히 저 스스로 알아가고 성장하는 부분도 있어야겠지만, 선배들로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해왔는지, 저는 어떻게 해야할지 같은 이야기들을 되도록 많이 듣고 싶어요. 여전히 저는 제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선배들로부터 듣는 그런 조언들이 작품을 할 때 도움이 많이 되거든요.” 매 작품을 할 때마다 머리를 쥐어뜯는 고통으로 캐릭터를 만들어 나간다는 류경수. ‘정이’ 인터뷰를 하는 와중에도 촬영에 임하고 있는 다른 작품 걱정을 놓지 못하고 있을 만큼 그는 자신이 하는 일에, 또 작품에 늘 진심이다. 이런 치열한 고민이 류경수를 충무로의 샛별에서 글로벌 대작에 출연하는 대세 배우로 빠르게 성장시킨 것이리라.그럼에도 류경수는 여전히 성장에 목마르다. 어떤 한 작품도 쉽지 않고, 매번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안개 속을 헤매는 기분이다. 그래도 자신이 한 연기를 누군가 재미있게 봐주고, 자신이 의도한 바를 누군가 정확히 알아줄 때의 보람으로 류경수는 쉽지 않은 배우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나가고 있다. “정답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떤 게 맞을까를 고민해가는 그 과정 자체가 가치 있다고 봐요. 그래서 만약 정답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걸 보고 그대로 하고 싶진 않아요. 제 스스로 고민해서 표현하는 과정, 그게 작품을 대하는 배우로서 성의라고 생각하거든요. 어쨌든 그런 불안함 속에서도 버티고 여기까지 왔다는 데 대해 스스로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어요. 아무도 안 찾아주는 시간을 버틴 제 자신이 대견하고 지금 생각하면 참 다행스러워요. 그 덕에 연기를 계속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1.31 06:55
스타

[인터뷰] ‘정이’ 김현주 “故강수연 날 보며 눈물난다고...마음에 남는다”①

배우 김현주가 연상호 감독의 신작 SF영화 ‘정이’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에서 강인한 변호사 민혜진 역으로 액션의 기초를 쌓은 그는 ‘정이’에서 전설적인 용병 정이 역으로 스펙트럼을 넓혔다.‘정이’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다.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현주는 “드라마 ‘지옥’에서 다진 액션 기본기가 도움이 많이 됐다”며 “평소 격투 채널을 틀어놓을 정도로 격투기 관람을 좋아한다. 아마 제 안에 (액션 연기에 대한) 본능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몸을 쓰는 것보다 감정선이 주어지는 역할이 많았다”며 “액션스쿨에서 땀 흘리며 훈련하는 과정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덧붙였다.하지만 '정이'는 SF영화라 CG를 추후 힙히기 위해 녹색 크로마키 아래서 감정을 잡으면서 연기한다는 게 베테랑 배우 김현주에게도 쉽지는 않았다. 그는 “영화 특성상 모든 장면이 상상 안에 있기 때문에, 촬영 현장에서는 전적으로 감독과 스태프를 믿고 찍어야 했다”며 “시나리오를 읽을 때 ‘어떤 작품이 되겠다’는 감이 오지는 않았지만, 연상호 감독이라면 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사람 대 사람으로 감정을 주고 받는 연기를 하다가 대상이 없는 상태에서 연기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죠. 흔히 ‘현타’(현자타임, 어느 순간 느껴지는 자괴감을 뜻하는 조어) 온다고 하잖아요. 제게 현장은 늘 익숙한 공간이었는데, 녹색 크로마키 아래서 실제 로봇에게 쫓기듯 연기해야 했어요. 그래도 액션 배우분들께서 녹색 슈트를 입고 로봇으로 재현을 잘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어요.”김현주는 ‘뇌 복제 용병’이라는 정이의 정체성을 연기할 때도 수많은 고민점이 있다고 했다. 정이의 걸음걸이 하나까지 기계처럼 표현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캐릭터의 ‘디테일’을 잡아갔다. 김현주는 “정이일 때는 서현(강수연 분)과 마주쳤을 때 감정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했고, (정이의 인격을 씌우지 않은) 실험 대상일 때는 무(無)를 연기해야 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AI용병 실험체로 고통 속에 깨어나는 장면들은 늘 다른 감정의 바리에이션을 주는 게 쉽지 않았다는 게 김현주의 설명이다.그렇게 완성된 캐릭터는 ‘정이’ 그 자체였다. 연상호 감독이 ‘정이’에 김현주의 감정을 녹여내려는 노력도 컸다. 연상호 감독은 대부분이 컴퓨터그래픽(CG)으로 처리되는 후반부 장면에서 ‘김현주의 얼굴을 입혀야 한다는 뚝심을 갖고 밀어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주는 “현장 스태프들도 CG장면은 굳이 제가 연기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할 정도였는데, 나중에 스크린으로 보니 정말 CG에 내 얼굴이 살아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김현주가 ‘정이’를 촬영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고 강수연과 대화 신이다.“정이의 딸 서현이가 정이에게 귓속말로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어요. 저는 눈을 감고 있었는데, 강수연 선배님이 ‘얘 보면 눈물이 난다’고 하시더라고요. 선배님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역할을 끌고 왔을텐데, 그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김현주에게 강수연은 ‘전설 속 배우’였다. 그런 강수연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진짜 영화배우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는 “제게 강수연이라는 배우는 ‘만날 수 없던 배우’였고 처음에도 많이 어려웠다”며 “하지만 현장에서 저를 동료 배우로 대해주셨고, 저도 그렇게 느꼈다. 시사회에서 스크린으로 선배님을 보니 정말 멋있었다. 진짜 영화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김현주는 ‘정이’가 공개된 이후 넷플릭스 영화 부문에서 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좋은 소식을 듣고 와서 기분 좋게 (인터뷰에)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해외 시청자들은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한국적인 감성을 신선하고 특별하게 느낀 것 같다”이라고 밝혔다.하지만 '정이'는 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한국에선 호불호가 엇갈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터미네이터’ 식의 액션을 기대한 이들은 영화에 녹여진 휴머니즘을 두고 ‘신파적이다’라는 혹평을 내놓고 있고, 또다른 이들은 ‘정이’의 액션에 가려진 드라마에 주목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현주는 “신파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오히려 신파가 절제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신파로 갔다면 ‘네가 내 딸이니’라며 울고 불고 껴안고 했어야 하는거 아닌가 한다”고 토로했다. 연이어 액션 연기에 도전했던 김현주는 앞으로는 정서적으로 파격적인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오랫동안 드라마에서 활동하다보니 제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한정적이었다. 그런데 드라마 ‘와쳐’를 기점으로 액션 역할을 자연스럽게 맡게 됐다”며 “이제는 정서적으로 파격적인, 사이코패스 기질을 갖춘 역할이라던지. 악녀라던지. 그런 역할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1.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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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④] '지옥' 김신록 "서울대 연극 동아리 활동하며 배우의 길로"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의 배우 김신록이 서울대 출신으로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김신록은 6일 오전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대학 때 동아리 활동을 하며 배우를 꿈꿨다. 사회대 연극반 활동을 했는데, 그게 연극을 시작하고 연기를 하게 된 결정적 계기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보다 앞서 중학교 때 아버지가 지역 극단에 저를 데려가셔서 '연기를 배우라는 게 아니라 인생을 배우라는 거다'라고 하셨다. 연극하는 것도 보고, 입시생들 수업도 들어봤다. 그 시간이 저에겐 배우를 어렴풋하게나마 꿈꾸게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극 무대에서 주로 활약하고 최근 드라마와 영화, OTT 플랫폼을 넘나들며 신스틸러로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김신록. 김신록은 "이런저런 작품을 촬영하고 있는데, 특색있는 역할부터 큰 작품의 역할까지 두루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장르적으로도 드라마틱한 작품부터 일상적인 작품까지 아우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런 작품을 열심히 찾고 열심히 촬영에 임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밝혔다.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시리즈다. '부산행' 등 자신만의 확고한 세계관을 지닌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다. 지난 19일 공개 이후 넷플릭스 전 세계 TV쇼 부문 1위에 오르며 K-콘텐트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김신록은 남편 없이 자녀를 키우고 있는 어머니이자, 아이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다 지옥의 사자들을 마주하는 인물 박정자 역을 연기했다. 유아인·박정민·김현주·원진아·양익준·김도윤·류경수·이레 등과 호흡을 맞췄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2021.12.0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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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지옥' 김신록 "유아인, 말만 하면 빠져들게 하는 힘 있어"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의 배우 김신록이 유아인, 김현주와의 연기 호흡에 관해 전했다. 김신록은 6일 오전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유아인과) 촬영이 많이 겹치지는 않았다. 두 번 정도 촬영했다. 카페에서 새진리회 의장을 만나는 신과 계약할 때의 신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역할이 사이비 교주다보니 말만 하면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더라. 배우의 힘이기도 할 거다. 거기에 잘 리액션만 하면 될 정도로 힘이 있었다"고 호평했다. 또 김현주에 대해서는 "김현주는 현장에서 같이 연기했을 때 굉장히 진심인 배우라고 느꼈다. 새진리회 사람들과 변호사 사무실 분들이 박정자에게 찾아와 계약을 하는 신이 있다. 거기서 정진수와의 대화에서 민혜진이 그걸 막아선다. 그 순간 민혜진이라는 변호사가, 그걸 연기하는 김현주라는 배우가 진짜인 거다. 그 힘이 진짜였다. 연기하면서도 든든했고 시청자로서도 웃음이 났다. 선배로서도 따뜻하고 존경스러운 분이었다"고 전했다.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시리즈다. '부산행' 등 자신만의 확고한 세계관을 지닌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다. 지난 19일 공개 이후 넷플릭스 전 세계 TV쇼 부문 1위에 오르며 K-콘텐트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김신록은 남편 없이 자녀를 키우고 있는 어머니이자, 아이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다 지옥의 사자들을 마주하는 인물 박정자 역을 연기했다. 유아인·박정민·김현주·원진아·양익준·김도윤·류경수·이레 등과 호흡을 맞췄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2021.12.0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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